전라북도 장수군, 해발 고지의 맑은 공기와 푸른 숲에 둘러싸인 한 고택. 이곳은 1773년, 한양에서 내려온 초대 종손에 의해 지어진 250년 역사의 종갓집입니다. 현재까지도 온전히 보존되고 있는 이 고택은 [전라북도 민속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수백 년 간 대를 이어 가문의 정신과 전통을 지켜온 공간입니다.
대대로 이어져온 종가의 삶
종갓집은 단순한 가족의 공간이 아니라, 조상의 뜻을 기리고 집안의 예법과 문화를 이어가는 중심입니다. 절기마다 올리는 제례, 손수 빚은 음식, 손님을 맞는 자세까지— 모든 일상 속에는 **예(禮)**와 정성, 그리고 공경의 마음이 깃들어 있습니다.
지금 이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이는 종가의 맏며느리 장희선입니다. 종손가의 일원으로서, 장 대표는 종갓집의 식생활과 예법, 그리고 손맛의 가치를 소중히 지켜가고 있습니다.
음식은 집안의 정신입니다
종가에서는 예부터 특별한 날에 올릴 음식을 손수 만들고, 정성껏 준비하는 것을 당연한 일로 여겨왔습니다. 대를 이어 내려오는 방식 그대로, 햇살에 말리고 장작불에 익혀낸 김부각, 청정한 재료로 담근 전통식혜는 그 자체로 가족과 조상을 향한 마음이 담긴 음식입니다.
이 음식에는 첨가물도, 인위적인 맛도 없습니다. 오직 시간과 정성, 그리고 세대를 거쳐 내려온 지혜만이 담겨 있습니다.
하오마을, 전통의 숨결이 이어지는 곳
이 종갓집이 자리한 마을은 ‘하오마을’이라 불립니다. 조선 후기부터 지금까지, 마을 사람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왔고, 종가 역시 마을의 중심으로서 전통과 공동체의 가치를 지켜왔습니다.
하오마을의 종갓집은 오늘도 조용한 고택의 마루 위에서, 옛 방식대로 음식을 만들고, 예를 지키며, 과거와 현재를 잇는 살아있는 문화유산으로 존재하고 있습니다.